LEE Mae-lee
Poetry Delivery
LEE Mae-lee
Poetry Delivery 2021
SOLO EXHIBITION
SEPTEMBER 29⏤DECEMBER 30, 2021
PYO GALLERY
표갤러리는 2021년 9월 29일-10월 30일 이매리의 《Poetry Delivery 2021》전을 개최한다. 이매리 작가는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개인의 존재론적인 질문을 시공을 뛰어넘은 전 인류적인 사유로 확장하여 작품 속에 담아낸다. 작가의 세계관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테마인 ‘시(詩)’는 작가가 남겨진 지난 세대의 기억을 꺼내 보이고 이를 ‘배달’ 함으로써 과거와 현재, 더 나아가 미래를 연결하고 있는 매체이다.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죽음들을 지켜 보았다. 또한, 우리는 수많은 문자와 언어들의 생성과 소멸을 보아왔으며, 수많은 민족과 국가의 흥망성쇠를 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는 여기 이곳에 현재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어제의 우리는..... 오늘의 우리로 진화하여가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을 시각화하여 인류의 대서사시 같은 수많은 이야기들을 한 조각, 한 조각, 시 한 구절처럼 늘어놓는다. 그리고, 미래에 존재하게 될 그들에게 시(詩) 배달하는 자가 되어, 과거와 현재의 시(詩)들을 배달하고자 한다.”
⏤ 작가노트 중
지난 역사의 지층을 드러내는 메타포로 사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주제는 작가의 고향 강진에 있는 월남사지 발굴터이다. 이번 전시작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작가의 여러 작품에서 월남사지 터가 배경으로 쓰였으며, 작가는 이곳에서 다양한 설치 및 퍼포먼스 예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시대의 비밀스러운 시간들을 품고 있는 월남사지 터의 이미지는 태초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흘러왔으며 앞으로 계속 흘러가게 될 억겁의 시간을 상기하게 한다.
같은 맥락에서 작가는 구약 성경의 《창세기(Genesis)》와 영미 모더니즘 시인 에즈라 파운즈의 장편 시집 《캔토스(The Cantos)》를 작품 표면에 필사한다. 금박 및 금분을 이용하여 캔버스의 전면부에 일정한 간격의 점, 또는 한글이나 알파벳으로 된 텍스트를 올려놓는 표현법은 이매리 작가 특유의 것이다. 변하지 않는 속성을 가진 금을 이용하여 새겨진 텍스트는 시공을 초월한 과거-현재-미래의 영속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이전 대표작들과 함께 새롭게 공개되는 2020-2021 신작 ‘homeostasis(항상성) 시리즈’는 《창세기(Genesis)》의 라틴어 및 영어 번역본 텍스트와 《캔토스(The Cantos)》의 첫 구절 “And”를 사용하며 생물학적인 의미의 항상성을 뛰어넘어, 과거와 현재와 미래 사회를 관통하는 본질적인 동일성으로서의 항상성을 암시하고 있다.
어느새 가을로 기울어가는 2021년, 표갤러리가 마련한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시각적으로 흥미롭게 풀어낸 이매리 작가의 “시(詩) 배달”을 받아 보시길 바란다.
SELECTED WORKS
INSTALLATION VIEWS
LEE Mae-lee 이매리
이매리(b.1963)는 국립목포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한 뒤 조선대학교에서 미술학 석사와 박사를 졸업하였다. 작가는 회화에서 시작하여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업을 해 오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출품을 계기로 2000년대부터 서울, 뉴욕, 베이징, 광저우, 시에나, 크레타, 테살로니키에서 38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이매리의 개인전을 개최한 국내외 주요 기관으로는 뉴욕 첼시아트뮤지엄, 크레타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국립광주박물관, 무안군립오승우미술관, 표갤러리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베니스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충칭현대미술관, 국립타이완미술관, 불가리아국립해외예술갤러리,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 등 세계 각지 유수의 단체 및 초대전에서 500여회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문화재단, 전남도립미술관, 미국 뉴욕 Rush Philanthropic Art Foundation, 그리스 크레타 국립현대미술관,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