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ANG Changbae
HWANG Changbae 황창배
황창배 작가는 한국화의 새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1978년 국전에서 장인어른인 철농 이기우 선생과 합작으로 그린 '세옹마도'로 한국화로 최초의 대통령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밑그림을 생략하고, 한지 위에 서양화 재료를 접목하는 등 과감하고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한국화의 이단아’, ‘한국화단의 테러리스트’라고 불렸다.
작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미지를 재치있게 표현했다. 월전 장우성에게 동양화의 기초와 문인화의 정신을 배웠고, 철농 이기우에게 서예와 전각을 배운 그는 전통미술에 대한 탄탄한 기초를 기반으로 다양하고 자유로운 기법으로 유쾌하게 작품을 그려내었다.
그는 전통적인 동양화 기법을 뒤집는 시도를 하였다. 1980년대 황창배는 말 그림을 통해 즉흥적으로 발묵(먹물이 번져서 퍼지게 하는 것)한 후 형태를 찾아나가는 '숨은그림찾기' 연작을 선보였다. 외곽선을 먼저 그린 후 채색하는 전통적인 '구륵법'을 반대로 적용한 것이다. 이른바 ‘무계획의 그림’으로 불리는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해 황창배는 “나는 그림마다 그 당시의 즉흥적인 감정에 충실하여 노력한다. 나는 내 그림을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무엇을 그릴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무계획의 그림은 그 한계를 깨트려 주는 즐거움이 있다.” 고 설명하였다.
황창배 작품은 작품의 제목이 없는 무제 시리즈가 많다. 작품의 제목을 달 시간에 작품 하나를 더 완성하겠다는 작가의 의지 때문이다. 그의 무제 작품 특징으로는 그림과 글씨가 한 화면에 공존하고, 실험적인 재료를 사용한 평면적인 작품이 많다는 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황창배의 작품은 어렵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의 작품은 정형화된 한국화의 기법이나 특징을 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유쾌하게 단순화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소정 황창배(1947-2001)는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월전 장우성에게 동양화를, 철농 이기우에게 전각과 서예를 사사하고, 1978년 한국화 최초로 국전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경희대와 이화여대, 동덕여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동산방 화랑, 밀라노 카를로 그로쎄티 화랑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2001년 담도암으로 작고한 그는 한국화의 경계를 확장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