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 Jong-hyun
HA Jong-hyun 하종현
하종현은 <접합> 연작으로 한국적 추상미술의 정체성을 모색한 선구자이다. <접합>은 그림 표면에 물감을 칠하는 기존 회화의 전통을 깨고, 화면 뒤에서 안료를 밀어내는 독창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올이 굵은 마포 뒷면에서 물감을 힘있게 누르면, 천의 성긴 틈 사이로 물감이 배어 나온다. 회화의 표면에 내려앉은 두터운 물감과 그 위를 가로지르는 또 다른 물감들의 층은 입체적인 풍경을 만들고 물감을 누르는 작가의 행위와 생생한 물성의 접합을 체감하게 한다. 물감과 마포의 만남으로 빚어지는 <접합> 연작은 1974년 처음 시작되었으며, 2010년 <이후접합>을 통해 작가는 노화백의 기운찬 실험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하종현은 1959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뒤, 1960년대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 앵포르멜 회화에서 기하학적 추상에 이르는 다양한 추상 회화 실험을 전개해나갔다. 1969년에는 도전적인 실험정신으로 한국 미술계 최초의 전위 작가 모임인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에 참여하였으며, 이후 1974년 그만의 독특한 추상회화 <접합> 연작으로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하종현(b.1935)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로 40여 년간 재직했으며, 2001년부터 2006년까지는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을 역임하였다. 서울의 표갤러리, 가나아트센터, 국제갤러리,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국립현대미술관, 북서울시립미술관, 호림미술관, 대구 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과 더불어 미국 내 다양한 갤러리와 미술관, 그리고 독일, 프랑스, 벨기에, 그리스, 중국 등지에서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주요 소장처는 파리퐁피두센터, 뉴욕현대미술관, 구겐하임미술관, 시카고아트인스티튜드,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