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작가는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해 '시간-회화', ‘운동-회화’라는 독창적인 영역을 개척하여 새로운 예술 방식을 탐구합니다. 그의 작업은 전통적인 캔버스와 물감 대신 디지털 평면을 화폭으로 삼아, 움직임과 시간성을 작품의 핵심 요소가 됩니다. 김형수의 작업은 미리 정해진 추상적 개념이나 감정에서 출발하지 않고, 디지털 캔버스 위에서 반복적인 터치와 그로 인해 생성되는 변화와 움직임을 통해 감각 자체를 표현합니다. 그는 이를 '운동-텍스처'라고 부르며, 시간이라는 부피를 터치, 속도, 차이, 변이, 리듬을 재료로 작품을 완성합니다.

화면 속에서 꿈틀거리는 형상들은 의도적이지 않은 듯하면서도 미묘한 관계망을 형성합니다. 이러한 형상들이 맺는 관계, 움직임, 운동이 곧 시간이 되고, 시간이 다시 운동으로 표현되는 순환적 구조는 그의 작품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김형수는 현대 디지털 미디어아트가 재현적 기능에 머물거나 상징적 의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넘어서고, 모더니즘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낯설고 새로운 감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재현적 요소로부터 탈피하고자 합니다. 즉 그의 작업은 마치 자연에서 결정체가 형성되는 과정처럼, 우연과 사건의 자연적인 결과물로서 어떤 미리 정해진 목적 없이 형성됩니다. 그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디지털 공간을 "꿈꾸는 정원"에 비유하며, 관람객들이 각자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열린 해석의 가능성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