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ONG Haemin 정해민


샤워실
2022
Digital Printing on Canvas
286x198cm
정해민은 '디지털 페인팅'이라는 작업 방식으로 디지털과 물리적 세계 사이의 구분을 넘어 자신의 독특한 회화 형식을 구축한 한국의 동시대 작가입니다. 그의 디지털 페인팅은 웹에서 수집한 '날 것의 이미지'들과 자신이 직접 그린 이미지를 포토샵에서 변형, 조합하여 캔버스에 출력합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단순한 디지털 출력이 아닌, 캔버스 천 위에 출력된 이미지에 다시 물감으로 직접 붓질을 더하거나 특정 재료로 이미지를 일부 지워내는 물리적 개입을 통해 디지털과 전통 회화가 결합하는 다층적 작업입니다.
정해민은 초기 작업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에 주목했지만, 15여 년의 실험을 거친 현재는 디지털 페인팅 자체가 독자적이고 물질적인 회화 작품으로서 기능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는 가상과 실재 사이의 이분법적 구분을 넘어 새로운 회화적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또한 작가는 전통적인 회화가 단일한 화면으로 벽에 걸려 전시되는 것과는 달리, 하나의 이미지를 수십 개의 조각 캔버스로 분할하여 공간적으로 배치하는 설치 형태로 작품을 전시합니다. 이러한 파편화된 구성은 이미지가 표현하는 내용과는 별개로 이미지가 평면에서 구성되어가는 과정과 형식의 문제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의 대표작 <샤워실>은 63개의 조각 캔버스로 구성된 설치 형태의 작품으로, 샤워하는 인물을 파편화된 이미지로 표현합니다. 출력된 디지털 이미지 위에 직접적인 붓질을 더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를 물리적으로 해체시키며, 캔버스 사이의 공간은 창틀처럼 기능하여 사적 공간을 들여다보는 시선을 암시합니다. 각 캔버스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도 전체를 이루며 '소음 같은 화음'을 만들어내는 이 작품은 개인과 집단,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은유적으로 드러냅니다.


눈이 빛나는
2024
캔버스에 다중 디지털 출력, 아크릴
58x58cm
정해민(b.1982)은 홍익대학교 판화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했으며, 2017년 OCI미술관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표갤러리, 오시선, 부평아트센터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습니다. 예술의전당, 겸재정선미술관, 강원트리엔날레, 홍콩한국문화원 등 국내외 주요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재)서울예술재단의 포트폴리오박람회 우수상(2015), OCI YOUNG CREATIVES(2017), (재)서울예술재단 · ㈜표갤러리 주최의 디지털아트 포트폴리오박람회 최우수상(2021) 등을 수상했습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가천대학교에서 회화 및 조소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투명해지는 귓볼
2024
Acrylic and mixed media on canvas
45.5x61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