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 Minyoung
CHA Minyoung 차민영
차민영은 정교하면서도 세밀한 표현 능력을 기반으로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도시 구성 요소와 체계들을 여행 가방 속에 사실적으로 담아냄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작가가 구축한 도시의 작은 일면들을 응시하고 사유하도록 만들어 왔다. 한 사람의 가방이 삶의 일부를 담고 있다면, 작가가 만들어낸 가방은 세계의 일부, 그 너머 광활한 우주까지 담아낸다. 가방이라는 사적 공간에 존재하는 또 다른 공간을 들여다본다는 경험은, 관객으로 하여금 예상치 못하게 마주한 익숙한 공간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고,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보며 해당 공간에 대한 자신의 사적인 기억과 짙은 향수를 떠올리게 만든다.
오랫동안 가방을 사용해 작업해온 그는 고착화된 기존의 작품에서 탈피하기 위해 생명체가 세포를 분열하여 증식하듯 작업을 행성적 차원으로 확장시켰다. 작품을 위해 모은 자료, 이미지, 과정을 촬영한 사진 및 영상은 우연적으로 아름다운 조형미를 선사하기도 하지만 작업이 끝난 후 소멸하는 세포처럼 완성작 뒤로 사라진다. 세포가 복제하고 분열하듯 디지털 이미지를 변형 툴과 색상 필터를 사용해 편집한 차민영의 작품은 익숙해진 작업 방식과 루틴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운동하며 생장을 거듭하는 ‘가방세포’인 것이다. 차민영의 ‘가방세포’가 지닌 “미결정의 모호함”은 그의 작업이 앞으로 어떻게 생장과 변화를 거칠지 기대하게 한다.
차민영(b.1977)은 홍익대학교에서 판화를 전공하였고 동대학원 석사, 영상학 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표갤러리, 표갤러리 베이징, 갤러리현대, 마카오 타이파하우스박물관, 상하이 듀오론 현대미술관, 두바이 PROJECT2009 ART Dubai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국립현대미술관, HOMA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서울미술관, 성곡미술관, 포스코미술관, 남포미술관, 서울대학교 미술관, 유니세프홀, 영국 사치갤러리, 홍콩 HART Hall, 홍콩 크리스티 등 국내외 다양한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차민영은 2016, 2018년 홍콩 소버린재단이 주최하는 소버린아시안아트프라이즈에서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었다. 주요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부산현대미술관, NHN, 포스코미술관, 경기도미술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네이버, POSCO, 프랑스 Galerie Baudoin Lebon, 영국 David N Kowitz Fairlight Hall 등이 있으며 현재 모교에서 초빙교수를 역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