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갤러리는 2021년 5월 7일부터 6월 4일까지 박승훈의 개인전 《Travelog : UK》를 개최한다.  박승훈은 대상을 작은 조각의 이미지들로 촬영하여 다시 그 필름들을 직물처럼 엮어나가는 작업을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여행지들을 촬영한 다채로운 이미지의 파편들은 작가의 손에 의해 모자이크처럼 얽힌 낯선 형태로 조형화되어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박승훈의 작업 <TEXTUS> 시리즈는 TEXT의 어원이 되는 라틴어인 ‘TEXTUS(직물)’을 의미한다. 그는 16mm 영화용 필름을 이용하여 대상을 가로와 세로줄로 분할 촬영하고, 이를 직물을 짜듯 물리적으로 엮어 나간다. 문화적이며 역사적인 명소에 머문 순간의 기록들은 불완전한 형태를 담은 이미지의 파편들로 분리되어, 모자이크를 만들 때의 작은 테세라(tesserae)처럼 다시 붙여진다. 각각의 장면들은 리드미컬하게, 때로는 서로 불협화음을 빚으면서 미묘한 시각적이며 심리적인 울림을 지닌 구조물로 재탄생 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박승훈의 신작들은 작가가 지난 2019년 9-11월까지 47일간 영국 런던과 옥스퍼드, 리버풀, 에든버러, 케임브리지 등을 순차적으로 여행하면서 진행한 것이다. ‘브렉시트(Brexit)’로 경제 환경 뿐 아니라 개개인의 생활 모든 방면에서 큰 변화의 물결을 목전에 두고 작가는 자신이 기억하는 지난날의 영국의 모습을 떠올리며 작업하였다.

가령, 빨간색 이층 버스가 돌아다니는 행복한 빛의 도시이지만, 그 뒷골목엔 매혹의 어둠이 숨어 있는 런던의 다채로운 면면들은 작가의 시선으로 포착되고, 이는 해체된 뒤 다시 하나의 구조로 엮여 색다른 볼거리로 제시된다. 빌딩 숲 사이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아케이드형 마켓 스트리트이자 해리포터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레든홀 마켓(Leaden Hall Market)’, 런던의 메인 다운타운이자, 쇼핑으로 유명한 중심 거리인 ‘소호(soho)’, 런던 시내 유명한 스포츠 펍 중 한 곳인 '페이머스 쓰리 킹스(Famous 3 Kings)', 그 외에도 비틀즈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리버풀의 ‘매튜 스트리트(Mathew Street)’나, 과거 왕가의 전용도로로 사용되었던 거리인 에든버러의 ‘로열 마일(Royal Mile)’의 테마로 이어지는 작가의 여정들은 깊은 성찰과 예리한 감성의 날카로운 편린들로 반짝거리며, 부유하는 듯 보인다.

이와 같이 원본의 기록을 유연한 짜임으로 재구성하는 박승훈의 작업은 구축된 회화 혹은 가상의 공간과 같은 세계가 되며, 관람자가 스스로 그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번 전시에서 과거의 사적인 순간을 현재에 모두의 새로운 경험의 차원으로 확장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직접 느끼며 감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