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MA

CHOI, YOUNG WOOK

2015.05.14 - 06.12

표 갤러리 본관에서는 오는 3월 26일부터 4월 16일까지 달항아리 작가 최영욱의 개인전을 가진다.

 

 과거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들의 일상은 늘 항아리와 함께 살아왔다. 우리의 뿌리인 한민족(漢民族) 사이에서 발생한 한문자인 ‘호(壺)’ 역시 항아리의 형상을 본 따서 만들어졌을 정도로 항아리는 우리 삶과 크게 연결되어 있었다. 항아리의 형태는 지역, 문화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띠는데 이것은 우리 삶의 기록이고, 산 역사이기도 하다.

 

 달항아리 작가로 이미 너무나 유명한 최영욱 작가, 도자기로 기억을 이미지화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온그의 작업은 그의 삶의 기억, 그리고 그의 이야기들에서부터 시작한다. 배가 둥근 조선의 백자의 모습이 달과 흡사하여 지어진 이름인 달항아리, 이름 그대로 그의 작업은 은은하게 빛을 발하는 백자를 닮은 달의 모습처럼 보인다. 그는 이 빛나는 달항아리 속에 자신을 담고, 더불어 우리 모두를 담았다. 이렇게 내포된 많은 이야기들은 우리나라의 곳곳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싶게하고, 나아가 예술에 엄격한 유럽이나 미국 등지의 수많은 미술 애호가들이 소장하고 싶은 작품이 되었고, ‘빌 게이츠가 선택한 작가’라는 수식어까지 얻게 되었다.

 

 불교문화권인 아시아에서는 낯설지 않은 단어인 카르마(Karma, 업), 과거 자신이 했던 행동, 말, 생각들의 총체이다. 자신이 했던 모든 행위들은 홀로 설 수 없어, 모든 ‘것’들과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그의 작품의 제목이 오랫동안 ‘카르마(Karma)’로 일관해온 것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처럼 끊임없이 순환되고, 연결되어 있는 관계, 그것은 비단 인간과 인간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나, 작가는 얽히고 설킨 우리의 삶과도 유사해 보이는 달항아리의 도자기 표면에 새겨진 균열들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캔버스에 담아내는데, 이것이 마치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또 이어지기도 하는 우리의 인생 길과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너무나 한국적이면서도 이 세상 모든 이들의 이야기가 아로새겨진 달항아리,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삶의 희로애락을 다시 한 번 느끼고, 되새김질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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