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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philosophie

LEE, JAE HYO

2014.11.14 - 12.14

표 갤러리 본관에서는 11월14일부터 12월 14일까지 자연을 닮은 조각가 이재효의 개인전을 가진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완벽한 형태인 ‘구 球’. 이재효 작가의 작품에는 유난히 원이 많다. 이 때문에 이재효 작가의 작품은 모든 만물은 하나의 알로부터 기원했다는 알 신화와 접목하여 설명 하기도 한다. 이 신화는 그의 작품 속에 부분과 전체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암시하고, 또한 알이 갖는 원의 형태는 어떠한 맺힘도 매듭도 없이 닫혀져 있는 구조로 자기 완결적이고 자기 순환적인 자연의 원리를 담고 있어 그의 작품세계를 집약적으로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업은 늘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나무와 못 작업도 까맣게 타버린 나무 위에 슨 곰팡이의 반짝거림을 우연히 발견하고 그 찰나의 아름다움을 재현하기 위해 시작했다. 그는 자연스러움을 위해 약간의 우연을 의도하여 적당한 거리에서 작은 돌맹이들을 나무 위에 흩뿌린 후 못을 박을 위치를 잡았다. 이렇게 우연한 순간에 발견해 낸 자연은 그의 작품 위에서 반짝인다.

 

자연에서 취한 단순한 재료들로 이루어진 그의 작업은 반면에 섬세한 공예성을 통해 인공적일 만큼 완벽한 조형미을 갖는다. 자연을 닮아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이재효가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현대적인 상업공간들로부터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는 작가가 되었듯이 항상 자연과 인공이라는 말이 동시에 따라붙는 이재효의 작업은 아이러니 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의 순박함과 장인정신이 상업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는 자연을 재료로 하되 재료 본래의 성질을 존중하고 그 본질에 다가가려 무던한 애를 쓰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2014 정선 국제 불 조각 축제 (2104 International Fire Sculpture Festival in Jeongseon) 에서 무수한 나뭇가지를 결합해서 구형으로 가공한 작품을 불로 태워 ‘자연에서 취한 작품을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다’는 메시지를 담은 퍼포먼스를 했다. 지난 20년간 철저하게 스스로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의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의지인 듯 했다. 이재효는 지금까지 자연의 경이로움을,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 자연을 연구했고 그것을 발견해냈다. 그는 다시 작가로서의 자신을 찾기 위해 자연을 알고자 한다. 그에게 자연으로의 회귀는 하나의 원을 그려가듯 처음으로 돌아감이 아닌 앞으로 나아감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그의 행로는 시작과 끝이 없는 원처럼 무한한 듯 보인다.

자연은 자신의 궁극적 토대는 물론 심지어 자신의 존재 의미조차도 스스로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더 많은 것을 알기 원한다면, 더 많은 물음을 던져야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재효 작가가 제시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경험함으로써 관객들이 각자 자신만의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낼 수 있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Exhibition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