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Exhibition

HA, CHONG-HYUN

2013.09.30 - 11.02

표 갤러리 서울에서는 9월30일(Mon)부터 11월 2일(Sat)까지 국내 화단의 대표적 추상화가 하종현의 초대전을 마련하였다.

"물감을 성긴 마대 뒤에서 밀어냄으로써 하나의 물질이 자연스럽게 다른 물질의 틈 사이로 흘러나갈 때, 그리고 흘러나간 물질들이 언저리를 느긋이 눌러 놓았을 때, 내가 바라는 것은 가능한 한 물질 자체가 물질 그 자체인 상태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전부를 말해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되도록 말하지 않는 쪽에 있고 싶다."

하종현은 올이 굵은 마대와 단색조 유채물감이 빚어지는 <접합>연작을 통해 캔버스 뒤편에서 물감을 앞으로 밀어내는 독창적인 방법으로 추상회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캔버스의 뒷면에서 물감을 밀어 넣는 방식인 '배압법'은 세계 미술사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독창적이어서 비단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미술계에서도 그 존재를 인정 받고 있다.

 

그의 초기 접합은 철이 마포를 뚫고, 오일 안료가 마포의 실오라기 사이사이를 관통하고 있다. 그들간에는 어떤 것이 주체인지 객체인지 규정되어 있지 않다. 철사는 여전히 철사이고 못도 여전히 못이며 안료는 안료대로 마포는 마포대로 자신의 물질적 속성을 유지한다. 다소 거리를 두고 보면 고요하게 침묵하는 듯한 1980년대 '접합'도 가까이 다가서서 보면, 오일 안료 방울들이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마포의 무수한 구멍들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가는 눌리고 다시 솟아 오른다.

'접합' 연작을 통해 단색회화의 개념을 철저히 파고 탐색한 이후 1997년부터는 한글 자모를 토대로 화가가 직접 창안한 서체 형태들을 통해 표현주의적 내용을 독특한 방식으로 전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0년 하종현은 그의 최근작들을 '이우접합' 으로 명명하며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섰다. '이후접합'은 가늘고 긴 반사유리판들을 수직 방향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촘촘히 붙여서 그 틈바구니에서 밝은 원색 또는 이차색의 물감이 밀려나오도록 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는 1970년대 초반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행돼 오고 있는 그의 묵직하면서도 힘있는<접합>연작과 최근의 신작<이우접합>까지 아우르며 팔순의 나이에도 성장을 중단하지 않는 열정과 치열했던 그의 실험정신을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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