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ing Apple Jam On The Christmas Day

ROH, SEAN 

2010.08.24 - 09.25

Exhibition View

표갤러리 사우스에서는 대도시의 단면과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기록해 온 노세환 사진작가의 개인전을 8월 24일에서 9월 2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새로이 1인칭 시점이 등장하여 대도시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오며 도시인들의 보편적인 일상과 상황을 애정 어리게 관찰하여 어른들을 위한 한 편의 동화처럼 위트 있고 매혹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작품 속의 채소, 계란, 자동차, 커피와 커피 컵, 섬유탈취제 등 매일 만나는 생활 속의 평범한 소재들이 작가의 작품에서는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되고 도시인들의 삶에 대한 뜨거운 애착을 상징하는 아름답고 비범한 의미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현재 런던에서 살고 있는 작가의 일상 속 경험을 기초로 한 이번 작품들은 현대 문명의 이기를 넘어 이 시대 생활 속의 소중한 일부가 되어 버린 식료품, 커피 음료, 생활용품, 교통 수단 등에 존재감을 부여하여 도시 현대인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런던이라는 다른 문화. 다른 시스템에서 작가 자신이 겪은 명랑한 한 편의 희극이 그 속에 녹아있다. 작품들은 각각 작가의 짤막한 이야기를 곁들였는데 <크리스마스에 사과 잼 만들기>작품에서는 설탕이 흰 눈처럼 뿌려진 미니 이층버스, 사과와 설탕, 식빵과 커피 컵 등으로 이루어져, 눈이 많이 내린 런던의 크리스마스 이브에 집 안에 머무르게 되었을 때 배고파서 사과 잼을 만들어 식빵에 발라 커피를 곁들였던 소박한 성탄 만찬의 기억을 보여준다.  한편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도 믹스 커피를 그냥 마실 순 없다>작품은 제대로 된 원두커피를 마시기 위해 조리용 거름망에 티슈로 커피를 내리는 익살스러운 장면을 보여주어 한 잔의 평범한 커피에 세련된 수공의 노력을 들여 이에 각별한 가치를 부여하려는 현실에 아이러니와 폭소를 자아낸다. 이처럼 작가의 작품은 런던 체류 기간 동안 다른 문화권에서 경험한 특별한 일상 생활을 소재로 하면서도 메트로폴리탄적인 생활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또 다른 일상이기도 한 것이기에 기이한 공감과 더불어 잔잔한 웃음으로 다가온다.

 

소재의 평범함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작품은 진기하고도 놀랍게 매력적인 세계를 열어주는 창문 역할을 하고 있다. <A Broken Egg>에서 영국에서 달걀을 사는 일은 달걀 박스에 깃털이 들어있거나 깨진 달걀이 있어서 더 없이 당혹스런 일상이 되고, <Her Fitting Room>과 <Fucking Chinese! Back In a Minute!>에서 런던의 이층버스나 자동차는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상황을 색다르게 경험하고 맞닥뜨리는 연극무대로, <I won’t eat smelly food.>에서 마늘이 들어간 음식은 런던에서는 함께 살아가는 다른 인종을 배려하여 먹지 말아야 할 것으로 권장되는 덕목이며, 그리고 <FEBREZE>에서 섬유탈취제는 타지의 습하고 낯선 겨울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상징물로 독특하게 표현된다.

 이처럼 노세환의 사진작품은 평범하게 여겨지던 상황들과 사물들이 다른 문화권의 도시로 이동하여 우리가 이들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꾼다면, 평범하고 수수한 일상은 좀더 다이나믹하고 풍부한 의미로 변화할 수 있으며 그리하여 평소에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상황이나 사물들이 새로이 흥미를 돋우고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와 삶을 좀더 능동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음을 환기시킨다.